설 연휴 기간 중국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75억 위안(11일~17일 오후 5시까지)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춘제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박스오피스 58억 위안을 27%나 앞선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존에 상영 예정이었던 영화들이 줄줄이 취소되어 개봉 영화 제로, 박스오피스 제로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1년 늦게 찾아온 춘제 대박은 중국에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춘제당(春節檔)이라고 부르는 춘제기간 7일 동안은 중국 영화 기업들이 1년 중 가장 큰 수익을 올리는 대목으로 2021년 춘제당 역시 고전 판타지, 범죄 스릴러, 블랙 코미디, 액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기대작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탕인가탐안3'과 '안녕, 리환잉' 영화 2편은 각각 34억 8100만 위안과 25억 6700만 위안을 기록하며 춘제당 박스오피스 80%를 차지했다.
추리 코미디: '탕인가탐안 3'(唐人街探案·차이나타운 살인사건)
춘제 첫날인 12일 영화 예매 수입 2억 1600만 위안(2일 기준) 중 '탕인가탐안3'은 1억 5600억 위안을 차지했다. 연휴 시작 5일 만에 박스오피스 30억 위안을 돌파하며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천쓰청(陳思誠) 감독의 '탕인가탐안'은 1,2편 전작들 모두 중국에서 크게 히트를 친 추리 코미디 영화로 2015년 연말에 개봉한 시리즈 1편은 8억 2300만 위안의 수입을 올렸다. 2018년 춘제당(2월15일~21일) 기간인 2월 16일에 개봉한 2편은 34억 위안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순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완다(万达)에서 투자한 이 영화는 2020년 춘제에 개봉하려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일 년 미뤄졌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 출연진의 뛰어난 연기를 바탕으로 미스터리, 추리, 코미디 액션 등이 어우러져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가족 코미디물: '안녕, 리환잉'(妳好!李煥英)
'탕인가탐안'에 이어 복고 느낌이 물씬 나는 영화 '안녕, 리환잉'은 사전 예매율과 춘제당 박스오피스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다. 영화의 촬영지인 랑양(襄陽) 둥팡(東方)화학공장은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이 영화는 우연히 1981년으로 되돌아간 여주인공이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나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을 다루며 웃음과 감동을 모두 잡았다. 감독이자 배우인 자링(賈玲)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화제가 되었다.
판타지 스릴러: '척살소설가'(刺殺小說家)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판타지 스릴러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소설가 암살이라는 임무를 맡은 아버지의 이야기다. 소설가의 펜 끝에 그려지는 환상세계가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게 되며 평행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수춘도(繡春刀)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루양(路陽)이 감독을 맡았다. 중국에서 최초로 시각적 특수효과(Visual Effects·VFX)를 시도했으며 편집에만 6~7개월이 걸렸다. 북위(北魏) 시대뿐만 아니라 당대(唐代), 한대(漢代), 심지어 동남아의 요소들도 참고해 동방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냈다.
중국 고전 판타지 장르: '시신령'(侍神令)
모바일 게임 '음양사'를 각색한 영화로 원작 게임사인 넷이즈가 제작에 참여했다. (2018년 중 촬영 시작, 2019년 초 크랭크업) 리웨이란(李蔚然) 감독의 영화로 천쿤(陳坤)과 저우쉰(周迅) 등 경력과 인기를 겸비한 스타들이 주연을 맡았다.
코믹 범죄물: '인조흉용'(人潮洶湧·엔드게임)
류더화(劉德華)가 주연인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의 '열쇠 도둑의 방법'으로 한국에서는 이해진 주연의 영화 '럭키'로 리메이크되어 흥행에 성공했다. '냉혈한 킬러'와 막장 인생의 두 주인공이 서로 신분이 바뀌는 이야기이다.
애니메이션: '신신방:나타중생'(新神榜:哪咤重生)
'나타: 마동 강세'에 이어 다시 나타 설화를 각색한 애니메이션이다. 중국 전통 이야기 속 인물을 현대 도시로 옮겨와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애니메이션: '부니 베어: 광야대륙'(熊出沒:狂野大陸)
2014년부터 시작된 '부니 베어: 광야대륙' 시리즈는 올해 7번째 극장판으로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기는 가족영화로 자리매김했다.
한 관객은 "춘제당 영화를 모두 보고 싶다. 드디어 영화관에서 새해를 보내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춘제당 영화는 '춘제완회'(春節晩會)나 '묘회'(廟會)처럼 어느새 중국인들이 새해를 보내는 새해맞이 새로운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