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도심에 있는 자금성(紫禁城)은 건설된 지 600년 동안 수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이는 자금성 배수 시스템의 과학적인 설계와 관련이 있다.

자금성의 지형은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다. 그중 북쪽의 신무문(神武門)은 지면이 남쪽의 오문(午門)보다 약 2m 높으며 전체 약 2‰의 배수 경사가 형성되어 있다. 자금성은 중축선(中軸線, 중앙선) 건축을 핵심으로 하는 궁전 건축물로 전체 지형이 가운데가 높고 양쪽이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서남부의 지형은 동남부보다 약간 높다. 이에 빗물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중앙에서 양쪽으로 흘러 나중에는 동남쪽 출구로 배출된다.

자금성 고건축물의 지붕은 모두 경사 지붕으로 빗물이 지붕으로 떨어지면 경사면을 따라 지면으로 내려간다. 지붕의 경사도는 윗부분이 가파르고 아랫부분이 완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빗물은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며 처마에서 멀리 배출된다. 지붕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처마에 빗물이 역류해 침투하는 현상을 막아준다. 지붕의 빗물이 아래로 배출될 수 있도록 기왓장을 만든 것을 와룽(瓦壟, 기왓골)이라고 한다. 와롱은 디와(底瓦, 밑의 기와)와 가이와(蓋瓦, 제일 윗부분의 기와)로 구성되어 있다. 디와는 평기와를 깔고 윗기와로 아랫기와를 눌러준다. 기와의 위아래 틈은 회반죽을 바르는데 빗물 배출용 도랑을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가이와는 퉁와(筒瓦, 반원통형 기와)를 깔고 윗기와와 아랫기와의 끝을 이어준다. 이음새 부분은 회반죽을 바르고 가이와마다 양쪽 끝부분은 인접한 2장의 디와 위에 엎는데 도랑의 측벽을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처마의 디와는 3각 뿔 모양으로 디쯔(滴子)라고 부르는데 와롱의 빗물이 모여 일직선으로 떨어지도록 한다. 이와 인접한 가이와는 원통 모양으로 '마오터우'(貓頭)라고 부르며 디쯔 끝부분을 충분히 눌러 처마 안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자금성 고건축물은 일반적으로 높은 축대 위에 있다. 축대가 지면 위에 우뚝 솟아 있어 건축물이 안정적이고 방습에 유리하다. 자금성의 3대 전[태화전(太和殿), 중화전(中和殿), 보화전(保和殿)]의 축대는 중국 고건축 축대 공예의 최고 등급으로 3겹 수미좌(須彌座)를 중첩해 만들어 '싼타이'(三臺)라고도 부르며 총높이는 813cm이다. 축대의 핵심 재료는 흙이기 때문에 빗물이 축대로 침투해 흙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축대의 배수는 매우 중요하다.

싼타이의 층마다 축대 지면이 모두 3~5% 경사를 이루며 가운데가 높고 사방이 낮아 축대 지면의 빗물이 신속하게 끝부분으로 몰릴 수 있다. 층마다 축대의 끝부분에는 란반(欄板, 석판)이 있고 두 개의 란반마다 사이에 왕주(望柱, 짧은 기둥)가 있다. 왕주 아랫부분에는 용 머리와 같은 석조 구조물이 있다. 석조 구조의 '용머리'는 파이수이서우(排水獸)라고 하는데 외형 특징은 명대 '용생구자'(龍生九子, 용의 9마리 새끼)의 공복(蚣蝮)에 속한다. 파이수이서우 내부에는 비교적 큰 공간이 있어 란반 아랫부분의 빗물이 빠르게 입수구로 유입되면서 흡수와 비슷한 기능을 해 빗물이 란반에 고이는 것을 막는다. 배수 효과에 효율적이며 빗물 역류를 막아준다. 3대 전의 싼타이에는 공복 조형이 총 1142개 있으며 우기, 특히 폭우 때에는 모든 공복이 배수의 작용을 하며 '천룡토수'(千龍吐水, 천 마리의 용이 물을 뿜다) 경관을 이뤘다.

스마트한 자금성의 배수 시스템은 중국 고대 장인의 무궁한 지혜를 담고 있으며 현대 건축물의 홍수 예방에도 여전히 도움이 되는 방법이 많이 있다. 

원문출처: 인민일보